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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도쿄 銅→파리 金 조준' 주정훈, "금메달과 소고기 들고 할머니 묘소 찾아 갈게요" [IS 인터뷰]

장애인 아시안게임(APG) 태권도 초대 챔피언인 주정훈(30·SK에코플랜트)이 이제 세계 무대를 조준한다. 3년 전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선 동메달(남자 75㎏)에 그쳤지만,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선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금메달과 함께 소고기를 싸 들고 할머니의 묘소를 찾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주정훈은 만 2세에 장애인이 됐다. 경남 함안 시골집에서 할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소여물을 자르는 기계에 오른손을 넣었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후 할머니는 죄책감에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2021년 가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주정훈은 할머니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눈을 감았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주정훈은 “패럴림픽을 앞두고 할머니 묘소를 찾아뵙겠다. 대회가 끝난 뒤엔 금메달과 할머니가 평소 좋아하시던 소고기도 싸들고 다시 찾아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주정훈은 학창 시절 비장애인 태권도에 입문했다. 이후 슬럼프로 선수 생활을 접었지만, 2020 도쿄 패럴림픽을 앞두고 장애인 태권도가 정식 종목이 된다는 소식을 듣고 7년 만에 도복을 다시 입었다. 3년간 재정비를 한 그는 도쿄 대회 동메달에 이어 지난해 6월 세계 장애인 태권도 그랑프리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그는 태권도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지난해 2022 항저우 APG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그는 남자 스포츠등급 K44(한쪽 팔 장애 중 팔꿈치 아래 마비 또는 절단 장애가 있는 선수) 80㎏ 종목 세계랭킹 2위다. 몸통 공격만 허용되는 장애인 태권도 특성상 상대의 공격을 막는 손이 성한 날이 없다. 공격을 하는 발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주정훈은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무릎끼리 부딪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적지 않은 고통에 움츠러들 법도 하지만, 주정훈은 멈추지 않는다. “네 팔이 부러지나, 내 발등이 부러지나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APG 당시 “세계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붙어봤는데 자신 있다”라고 말한 그는 패럴림픽까지 이 자신감과 컨디션을 유지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긴장감 속에 치른 도쿄 대회에선 첫 경기에서 일격을 당하며 위축이 됐다는 그는 파리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파리에서 꼭 우승해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2.07 07:04
스포츠일반

'3관왕부터 철의여인까지' 항저우 영웅들 총출동, 장애인체전 목포에서 성대한 개막

장애인 선수들의 축제,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장애인체전)가 3일 전남 목포종합경기장에서의 개회식을 통해 성대한 막을 올렸다.'높이 퍼져라 전남의 소리'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개회식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대표 선수단은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이번 대회는 주 개최지 목포를 비롯한 전남 12개 시군 38개 경기장에서 8일까지 열린다. 총 31개 종목(선수부 28개, 동호인부 18개)이 펼쳐지며 선수 6061명, 임원 및 관계자 3517명 등 총 9578명의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이날 개회식엔 장미란 차관을 비롯해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김영록 전남 도지사 등이 참석했다.개회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대신 읽은 기념사를 통해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최근 건립된 목포 반다비체육센터처럼, 정부는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사회통합형 체육시설을 늘리는 등 장애인의 스포츠 권리를 더욱 철저히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영록 도지사는 환영사에서 "장애인체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는 국민 대통합의 스포츠 대축제"라며 "선수 여러분 모두가 더 큰 꿈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새 역사의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정진완 회장은 "지난주 막을 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선 전국장애인체전을 통해 성장한 200여명의 선수가 우수한 경기력을 펼쳐 종합 4위의 쾌거를 달성했다"라며 "이번 대회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모두가 발전할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엔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항저우 APG 메달리스트들이 총출동한다. 항저우 대회 3관왕인 사이클 김정빈(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은 남자 4000m 개인추발과 남자 200m 스프린트, 남자 개인도로독주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시각 장애인 김정빈은 항저우 대회에서 경기파트너인 윤중헌과 함께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바 있다. 탁구 3관왕 서수연(광주광역시)도 다관왕을 노린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식과 혼성 복식에 출전한다. 2004년 의료사고로 패션모델의 꿈을 접고 탁구를 시작한 서수연은 항저우 대회에서 여자 단식, 여자 복식, 혼성 복식에서 우승한 바 있다. 세 딸의 어머니이자 만 51세의 전설적인 사이클 선수인 '철의 여인' 이도연(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도 출전한다. 이도연은 22.4㎞ 여자 개인도로독주, 56㎞ 여자 개인도로, 19.2㎞ 혼성 팀릴레이에서 힘차게 손으로 페달을 돌릴 예정이다. 만 41세 때 핸드사이클에 입문한 이도연은 하계엔 사이클 선수로, 동계엔 노르딕 스키 선수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항저우 대회에선 여자 도로 독주에서 우승하며 장애인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했다.2020 도쿄 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 APG에서 태권도 남자 80㎏ 이하급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된 주정훈(SK에코플랜트)은 같은 체급에서 우승을 노린다.한편, 이번 대회엔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 행사가 펼쳐진다. 목포종합경기장 인근에선 스포츠 체험형 장애 인식개선 프로그램인 '드림 패럴림픽'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관람객들은 휠체어 배드민턴, 보치아, 쇼다운 등 장애인 스포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 인권 의식을 함양하는 '장애인스포츠 인권 페스티벌'도 운영한다.윤승재 기자 2023.11.04 07:00
스포츠일반

소방관과 함께한 3관왕부터 금메달 유종의 미까지, 항저우 빛낸 장애인 스타들 [항저우 결산]

소방관과 함께 한 금메달리스트부터 은퇴 무대를 금메달로 장식한 유도 선수까지,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선 다관왕과 함께 다양한 스타가 탄생했다. 사이클의 김정빈(스포츠등급 B·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첫 3관왕에 올랐다. 시각장애(MB) 종목 4000m 개인 추발과 18,5km 도로독주, 69km 개인도로 경주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각장애 선수 김정빈은 비장애인 경기파트너인 윤중헌(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과 함께 달렸다. 2인승 자전거(탠덤 사이클) 위에서 앞에 탄 윤중헌이 핸들을 쥐고, 김정빈이 뒤에서 함께 페달을 밟으며 금빛 질주에 나섰다. 윤중헌의 본업은 소방관(남양주소방서)으로, 비번인 날을 쪼개 김정빈과 함께 훈련하고 국제대회에 나섰다. 김정빈은 밴드에서 기타를 친 특이한 이력이 있다. 소방관과 기타리스트의 이색 조합, 비장애인과 장애인 선수가 합작한 메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김진혁 선수단장은 김정빈과 윤중헌을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꼽았다. 김 단장은 “(경기장이 멀어) 선수촌 밖에서 생활한 두 선수는 뜨거운 날씨에서도 3관왕에 올랐다. 비장애인 파트너와 합작한 성과라 의미가 깊다”라며 두 선수의 활약을 칭찬했다. 탁구에선 서수연(스포츠등급 CLASS2·광주광역시)이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여자 단식(TT2) 결승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한 서수연은 이미규(CLASS3·경북장애인체육회)와 함께 나선 여자 복식(WD5)에서도 금빛 스매시를 날렸다. 서수연은 대회 마지막 날 혼성 복식(DX4)에서도 박진철(CLASS2·광주광역시)과 금메달을 한 개 추가하며 3관왕에 올랐다. 2014 인천 대회에서 은메달 2개, 2018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동메달 2개만 얻었던 서수연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숙원을 풀었다. 2016 리우 패럴림픽과 2020 도쿄 대회에서도 은메달만 목에 걸었던 서수연은 ‘숙적’ 중국을 꺾고 3관왕 업적을 쌓았다. 어린 시절 모델을 지망했지만 2004년 의료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서수연은 탁구를 통해 다시 일어섰다. 절망 속에서 탁구로 희망을 얻은 그는 큰 키와 긴 팔을 활용한 금빛 스매시로 아시아를 호령하는 스타가 됐다. 2관왕도 4명이 나왔다. 주영대(CLASS1·경남장애인체육회)와 박진철(CLASS2·광주광역시청), 김기태(CLASS11·부산장애인체육회)가 탁구에서 2관왕에 올랐다. 김동한(절단 및 기타·명지대)은 이번 대회 첫 출전 종목인 바둑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거는 성과를 얻었다. 동·하계 종목을 모두 섭렵한 ‘철의 여인’ 이도연(WH4·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은 핸드사이클에서 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1972년생인 그의 나이는 51세로, 2·30대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전한 경쟁력을 자랑했다. 유도 이정민(J2·평택시청)도 남자 90kg 우승으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대회 –81kg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정민은 5년 뒤 체급을 올려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그는 값진 금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관왕에 오른 탁구 박진철도 지난 대회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항저우=윤승재 기자 2023.10.29 09:00
스포츠일반

'세계최강' 보치아, APG 단식 '노 金', "도쿄 패럴림픽 단체전 金 기억 살리겠다" [여기는 항저우]

‘세계최강’ 보치아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단식 무대에서 주춤했다. 메달 5개를 수확했지만, 아쉽게도 금메달은 없었다. 대한민국 보치아 대표팀은 25일 중국 항저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보치아 개인전에서 은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각 종목 별로 4명의 선수가 결승전에 올랐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동메달 결정전엔 2명이 진출했지만 한 명만 웃었다. 한국은 패럴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굵직한 성적을 거두며 ‘세계최강’으로 군림해 왔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2020 도쿄 패럴림픽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10개)을 보유할 정도로 강했다. ‘세계랭킹 1위’ 정호원(강원도장애인체육회)을 필두로 한 스포츠등급 BC3(뇌성/운동기능장애·홈통 경기) 종목 선수들이 가장 두각을 드러내며 세계 무대를 주름 잡아 왔다. 하지만 이번 APG에선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준결승부터 집안싸움이 열렸다. 여자 BC3 개인전에서 최예진(충청남도청)과 강선희(광주장애인보치아연맹)가 맞붙어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경기는 최예진이 5-1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강선희는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최예진은 결승에서 중국의 양 베이베이에게 일격을 당했다. 2엔드까지 0-3으로 끌려가며 고전한 최예진은 3엔드에서 1점을 만회한 뒤, 4엔드 마지막 공을 표적구 가까이 안착시키며 극적인 동점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베이베이의 마지막 공이 표적구 근처에 있던 최예진의 공 하나를 밀어내면서 1득점에 그쳤다. 2-3으로 패한 최예진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호원은 결승에서 태국의 추추엔클린 아카데이에게 1-6으로 패했다. 1엔드에서 선취점을 올린 정호원은 2엔드에서 무려 4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방어 대신 과감한 득점을 택하다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후 아카데이의 방어 플레이를 뚫지 못한 정호원은 마지막 두 엔드에서 2점을 더 내주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결승에 오른 4명의 선수 중 가장 금메달과 가까웠던 선수는 스포츠등급 BC2(뇌성마비·2등급 상지 사용 경기)의 정소영(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이었다. 정소영은 혼성 경기로 치러졌던 이전 대회에서 근력에서 차이가 나는 남자 선수들과 경쟁해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낸 실력자로,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선 동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정소영은 이날 결승에서도 남다른 저력을 선보였다. 영 히우람(홍콩)과의 결승 2엔드에서 무려 4실점 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3엔드에 5개의 공을 표적구 가까이 위치시키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4엔드에 2실점 하며 동점을 내준 정소영은 연장전에서도 1점을 내주며 은메달에 그쳤다. 스포츠등급 BC1(뇌성마비·1등급 상지/2등급 하지 사용 경기) 결승에 진출한 김도현(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도 결승에서 후아드프라딧 윗사누(태국)에게 1-7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선 남자 BC2의 이정호(강원도장애인체육회)가 봉사 왓차라폰(태국)을 4-2로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강선희는 태국의 클라한 라다마니에 2-4로 지며 4위에 그쳤다. 임광택 보치아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지난 추석 때 포르투갈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를 다녀온 후 선수들이 조금 지친 것 같다. 원조 아시아 강국인 태국을 경계했는데 잘하더라. 상대 분석을 더 잘해야 할 것 같다”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임 감독은 “2020 도쿄 패럴림픽 때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단체전에서 금을 수확한 적이 있다. 그때 좋은 기억을 가지고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도록 하겠다“며 남은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보치아 대표팀은 26일부터 단체전 여정에 나선다. 항저우=윤승재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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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없었는데..' 돌발사태가 전화위복, 9년 만에 가족 앞에서 '은빛 역영' [여기는 항저우]

오후였던 결선 경기가 갑자기 오전으로 당겨졌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법도 했지만 조기성은 값진 은메달(남자 S4·지체장애 100m)을 따냈다. 그리고 이 모습을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이 지켜봤다. 조기성은 9년 만에 국제대회 ‘직관’을 한 가족들 앞에서 뜻깊은 은메달을 따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이 전화위복이 됐다. 조기성의 결선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던 오후 입장권은 이미 동이 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가족들은 25일에 돌아가야 했다. 이날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면 가족들은 아들의 경기를 보지 못하고 허탈하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관중이 별로 없는 오전으로 경기 시간이 바뀌었고, 입장권을 구한 가족들은 관중석에서 조기성의 은빛 역영을 볼 수 있었다. 태극기와 플래카드를 힘차게 흔들며 조기성을 응원했다는 어머니 김선녀(53) 씨는 “아들의 국제대회 경기를 보러 온 건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서 본 뒤로 처음이다. 아들이 메달을 따서 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2016년 리우 패럴림픽과 2018 인도네시아 APG는 가족이 이동하기에 너무 멀었고, 2020 도쿄 패럴림픽은 코로나19 여파로 참관하지 못했다. 조기성은 지난 5년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선 자유형 100m 5위, 자유형 200m 6위에 머물렀다. 선천성 뇌병변장애로 하체를 쓰지 못하는 조기성은 시간이 갈수록 어깨 관절과 근육이 굳고 있어 역영이 쉽지 않다. 계속되는 고전으로 조기성은 한때 은퇴까지 생각했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자식을 보는 가족의 마음은 편치 않았을 터.하지만 가족들은 오히려 조기성을 믿었다. 김선녀 씨는 “아들이 자기 이야기를 잘 하는 편은 아니다. 엄마 아빠 속상한 일은 얘기 안하고 ‘괜찮다’고 하면서 넘어가곤 한다. ‘너무 힘들면 은퇴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기도 했는데, 이제 종목(평영)을 바꾸고 기록이 조금씩 만들어지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여유로워진 것 같더라. 지금은 마음을 다잡고 ‘한 번 더 해보자’라는 각오로 열심히 하는 것 같다”라며 흐뭇해 했다. 아버지 조명환(59) 씨도 “워낙 성격이 밝은 아이라 걱정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먼 발걸음을 한 가족들은 경기 후 조기성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조기성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은메달을 따서 기분이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고, 가족들도 곧 돌아가야 하기에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생겼다. 누나와 어머니, 아버지의 손을 차례로 맞잡은 조기성은 짧지만 뜻깊은 응원을 받았다. 조기성의 시상식이 이날 저녁에 열리는 바람에 아들이 은메달을 목에 건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오후 입장권이 구해지지 않았기 때문. 25일에 출국해 26일 열리는 조기성의 경기도 지켜볼 수 없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쉬움의 크기만큼 그에게 기운을 불어주고 돌아갔다. 김선녀 씨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 하고,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더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아들을 응원했다. 항저우=윤승재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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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평영→다시 자유형 '부활의 은메달' 조기성, "자유형 계속 해야 하나 봐요" [여기는 항저우]

“아무래도 저는 자유형을 계속해야 할까 봐요.”장애인 수영의 간판 조기성(스포츠등급 S4·부산장애인체육회)이 장애인아시안게임(APG)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 패럴림픽 3관왕(50·100·200m),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APG)에서 동 종목 은메달 3개를 수확한 그였기에 메달 소식은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메달 의미는 남달랐다. 한동안 부진을 거듭하던 자유형에서 얻은 쾌거였기 때문이다. 조기성은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 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PG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1분30초03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스즈키 타카유키(일본·1분24초96)보다 5초07 늦게 도착한 조기성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조기성은 APG 7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 인천 대회에서 금·은·동을 한 개씩 수확한 조기성은 2018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은메달만 3개 수확한 바 있다. 조기성은 대회 첫 경기부터 은메달을 목에 걸며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조기성은 2016 리우 3관왕에 오른 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선 자유형 100m 5위, 자유형 200m 6위에 머물렀다. 장애가 심해지면서 기록에도 영향을 미쳤다. 선천성 뇌병변장애로 하체를 쓰지 못하는 조기성은 시간이 갈수록 어깨 관절과 근육이 굳고 있어 역영이 쉽지 않았다. 계속되는 고전으로 조기성은 한때 은퇴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조기성은 주변의 조언과 새로운 영법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자유형이 아닌 평영에 도전해 지난 8월 영국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 제2의 전성기에 돌입했다. 고전을 거듭하던 자유형 역시 배형근 감독의 체계적인 훈련으로 상체에 의존하는 게 아닌, 허리를 쓰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기록을 조금씩 단축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는 이번 항저우 APG 은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경기 후 만난 조기성은 “금메달을 노렸는데 아쉽다. 하지만 1분31초대였던 내 시즌 최고 기록을 앞당긴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그동안 평영과 IM(혼영) 위주로 운동해서 자유형이 조금 걱정이었는데 은메달을 땄다. 이전보다 좋아진 게 느껴져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역시 나는 자유형을 포기하면 안되나 보다”라고 말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쾌거라 조기성은 더 기뻤다. 조기성은 대회 시작 전부터 잇단 불운을 맞았다. 자신의 주종목인 평영과 자유형 200m가 선수 부족을 이유로 폐지·통합됐다. 자유형 200m는 선수 부족으로 스포츠 등급이 통합(S1~S5)돼 열렸다. 등급의 숫자가 낮을수록 장애 정도가 심한데, S5와 함께 붙는 조기성에겐 불리한 조건이었다. 또 이날 열린 자유형 100m 결선도 갑자기 오후에서 오전으로 앞당겨지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조기성은 비슷한 시간에 열리는 200m 예선을 포기하고 100m 결선에 집중했다. 메달 하나를 포기한 셈이다. 하지만 조기성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조기성은 오히려 자신의 경기와 비슷한 시간에 열린 동료 선수들의 경기를 보지 못한 것이 더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모처럼 여기까지 응원하러 와줬는데, 오후엔 입장권이 없어서 내 경기를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오전으로 경기가 앞당겨지면서 경기장에 들어오셨다고 한다”며 웃었다. 첫 경기를 마친 조기성은 26일 자유형 50m와 배영 50m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조기성은 “남은 대회도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배영 등) 다른 종목도 다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항저우=윤승재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4 17:17
스포츠일반

태극기 맞잡은 두 손, 서로의 손과 눈이 되어 '멋지게' 걸었다 [여기는 항저우]

94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는 서로의 손과 눈이 되어 멋지게 앞으로 나아갔다. 대한민국 장애인 대표팀 대표로 대형 태극기를 맞잡은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아시아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축제 2022 항저우 APG 개막식이 22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44개국 중 15번째로 등장했다. 남색 단복과 붉은색 넥타이를 차려입은 159명의 선수단(선수 71명·경기 임원 59·본부 임원 29명)은 손에 쥔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돌았다. 기수는 여자 골볼 대표팀 주장 김희진(스포츠등급 B2·서울시장애인체육회)과 태권도 간판 주정훈(스포츠등급 K44·SK에코플랜트)이 맡았다. 기수 선정 소식을 들은 김희진은 “제게 중요한 역할을 맡겨주셔서 영광스럽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주정훈도 “부담스러운 자리라 많이 떨리는데, 한국을 대표해서 멋지게 걷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각오대로 두 선수는 선수단 가장 앞에 서서 ‘멋지게’ 걸었다. 대형 태극기를 두 선수는 흔들림 없이 경기장 중앙을 향해 나아갔고, 한국이 호명되자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박수를 자아냈다. 주정훈이 태극기 끝을 잡고 김희진 주변을 돌았고, 김희진은 꼭 잡은 깃대를 힘차게 흔들며 태극기를 펄럭였다. 기수 임무를 마친 김희진은 “감회가 새로웠다. 기수로 나라를 대표해서 등장을 해보니 가슴이 벅찼다. (경기에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너무 영광스럽다”라며 이날을 돌아봤다. 주정훈은 “가슴이 웅장해졌다(벅차올랐다). 다음 대회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부여잡았다. 여자 골볼 대표팀 주장 김희진은 이번이 세 번째 APG 출전이다. 아쉽게도 아직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선 ‘세계최강’이라 불리는 일본을 꺾고 결승까지 진출, 준우승으로 2024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내기도 했다. 김희진은 “이번 APG에서 중국과 일본 등 만만치 않은 상대가 많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늘 그랬듯이 몸이 부서져라 막아내겠다”라며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여자 골볼 대표팀은 23일 이란전을 시작으로 메달 여정에 나선다. 2020 도쿄 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 주정훈은 첫 APG 출전에 나선다. 태권도는 이번 APG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장애인 스포츠의) 메달이 쉬워 보이는 게 싫어서 더 이 악물고 훈련했다”는 주정훈은 “금메달 아니면 소용없다는 마음가짐으로 APG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정훈은 “그동안의 국제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붙어봤는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 최초 금메달리스트가 돼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주정훈은 25일 남자 K44(스포츠등급) +80kg 경기에서 금빛 발차기를 지른다.항저우=윤승재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2 23:44
스포츠일반

'도쿄金·세계랭킹 1위' 가지와라 향한 선전포고, 유수영 "결승전은 한국끼리 할게요"

한국 장애인 배드민턴의 간판 유수영(21·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세계랭킹 1위 가지와라 다이키를 향해 “4강에서 꺾고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르겠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유수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배드민턴 남자 단식 WH2등급 조별리그 D조 예선에서 중국 자오 씬을 2-0(21-16 21-14)으로 이겼다. 전날 아랍에미리트 선수와의 첫 경기에 이어 연승을 달리면서 금빛 질주에 가속을 붙였다. 절묘한 드롭 샷과 하이클리어로 기세를 잡은 유수영은 코트 구석구석을 찔러 점수 차를 10-4까지 벌렸다. 연속 실수가 나와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후 재빠른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면서 1게임을 따냈다. 팽팽하게 시작된 2게임 6-6 동점 상황에선 파상공세로 흐름을 가져와 승기를 잡았다. 유수영은 경기를 마치고 “판정을 편파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중국 선수에 대한 부담은 없다. 상대 응원 소리가 재밌다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펼쳤다”며 “첫 출전이지만 일반 대회처럼 즐기고 있다. 빨리 예선을 마치고 본선에 돌입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가지와라와의 재대결도 기대했다. 지난해 8월 태국 장애인 배드민턴 국제대회 결승에서 가지와라에게 졌던 유수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설욕을 노린다. 가지와라도 섬프라디트 아피찻(태국)을 상대로 2-0(21-6 21-2) 대회 첫 승을 올렸다. 경기 내내 여유로운 모습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2020 도쿄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위용을 뽐냈다. 유수영은 “4강에서 김정준(46·대구도시개발공사)이나 가지와라를 만나게 되는데 가와지라와 붙으면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번 대회와 내년 패럴림픽을 통해 일본에 빼앗긴 배드민턴 강국 타이틀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2 06:00
프로농구

대만전 1쿼터 무실점→강호 일본도 잡았다, 휠체어농구 APG 3연승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대표팀이 개막식도 열리기 전에 3연승을 신고했다.고광엽(51)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휠체어농구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63-29로 눌렀다. 한국은 지난 19일 1차전에서 대만을 67-21로 완파했고, 20일에는 2020 도쿄패럴림픽 은메달의 강호 일본마저 52-38로 따돌리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휠체어 농구는 대회 개막식(22일) 사흘 전부터 예선을 시작했다.한국은 이날 조승현(39·춘천타이거즈)과 김동현(35·제주삼다수) 등 원투펀치를 선발에서 제외하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1쿼터에만 23-11 두배 격차를 벌리며 기선을 제압했고, 2쿼터 4실점·3쿼터 6실점으로 말레이시아의 공격을 묶어내며 여유롭게 승리를 가져왔다. 임동주(35·코웨이블루휠스)가 3점 1개 포함 12득점을 올렸고, 김상열(40·춘천타이거즈)이 10득점 8리바운드, 조승현이 10득점으로 활약했다. 고광엽호를 지탱하는 기둥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철벽 수비’다. 아직 대회 초반이긴 하지만 한국은 전체 10개 팀 가운데 경기당 평균 실점(29.3점)이 가장 낮다. 대만전에서는 2쿼터 초반까지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채 24-0으로 압도했고, 일본전도 리바운드에서 51-39, 야투성공률에서 42-21 우위를 점하며 2014년 인천 대회 결승전 이후 9년 만의 한일전 승리 발판을 놨다.무패 행진 중인 대표팀은 오는 24일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조 선두 굳히기에 나선다. 한국이 B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하면 26일 A조 2위 팀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A조에서는 이란과 중국이 2강으로 꼽힌다. 이란은 이날 중국과 예선전에서 72-42로 이겼다. 한국은 2014년 인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0년 광저우 대회와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1945년 영국에서 척수 손상 환자의 재활 목적으로 고안된 휠체어농구는 현재 전세계 97개국에 보급돼 있다. 경기장 규격은 비장애인 농구와 동일하고, 더블드리블을 허용하는 등 일부 규칙에 차이가 있다. 선수들은 국제휠체어농구연맹(IWBF)이 정한 스포츠등급(1∼4.5)을 부여받는데, 신체 활동에 제약이 클수록 낮은 등급이 매겨진다. 코트에 나서는 선수들의 등급 총합이 14를 넘어선 안 된다.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1 19:43
스포츠일반

[이제는 APG] 베테랑부터 신예까지, "감동을 선사하겠다"

아시아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축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이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열린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한 달 전 비장애인 선수들이 아시안게임(AG)에서 일군 열정과 감동을 APG에서 이어가고자 한다. APG는 올림픽 뒤 열리는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AG 이후 동일한 곳(국가)에서 열리는 스포츠 대회다. 이번 APG 역시 AG가 열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며, 총 22개 종목 616개의 메달 이벤트에 아시아 45개국 3800여 명의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한다. 금 39개·종합 4위 목표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시각 축구를 제외한 21개 종목에 선수단 348명(208명)을 파견한다. 금메달 39개·종합 4위가 목표다. 패럴림픽에서 9회 연속 금메달 위업을 달성한 보치아와 지난 인도네시아 APG에서 금메달 9개를 따냈던 탁구와 론볼(금메달 7개), 지난 5월 창원에서 열린 장애인사격월드컵대회에서 금메달 12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한 사격 등에서 많은 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주정훈(태권도)과 지난해 국제휠체어및절단장애인스포츠연맹(IWAS) 휠체어 펜싱 월드컵에서 도쿄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를 꺾고 우승한 권효경의 활약이 기대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 선수로 발굴돼 국가대표로 성장한 유수영과 정겨울(배드민턴)의 메달 소식도 기다려진다. 조재관 탁구 감독은 "장애인 선수 훈련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스포츠과학이 도입됐고, 경기영상 분석, 심리치료 등 체계적인 지원이 있었다"라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 국민들에게 경기력 외에도 감동을 선사할 수 있도록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AG 열정, APG에서도2002 부산 아시아태평양경기대회(APG 전신·2010 광저우 대회부터 APG로 변경)부터 이번 항저우까지 여섯 번째 이 대회에 나서는 베테랑 김영건(탁구)은 AG에서 신유빈·전지희가 보여준 금빛 스매시를 이번 APG에서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두 선수 덕분에 탁구 열기가 많이 올라왔는데 이번엔 우리 장애인 대표팀이 그 열기를 잘 이어가 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불혹에 가까워진 나이에도 여전히 세계랭킹 1·2위를 오가는 김영건은 이번 대회에서 8번째 APG 금메달을 노린다. 최근 두 대회에서 연속 2관왕에 오른 그는 이번 대회에서 3연속 2관왕을 목표로 한다. 대회 직전 열린 일본 오픈에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준 차윗 완차이(태국)를 향한 설욕도 다짐했다. 항저우 APG를 내년 파리 패럴림픽의 전초전으로 삼는 “(세계랭킹 1위를) APG에서 다시 뒤집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도쿄 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주정훈은 APG 사상 첫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를 노린다. 6세 때 농기계에 손이 절단되는 장애를 입은 주정훈은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를 했다. 이후 태권도가 패럴림픽 종목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복을 다시 입은 그는 2018년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밝혔다. 기세를 몰아 그는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번 APG에서 첫 금메달을 노린다. “(장애인 스포츠의) 메달이 쉬워 보이는 게 싫어서 더 이 악물고 훈련했다”는 주정훈은 “금메달 아니면 소용없다는 마음가짐으로 APG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국제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붙어봤는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 최초 금메달리스트가 돼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은 지난 16일 결전의 땅 중국 항저우로 출국해 현지 적응에 나섰다. 김진혁 선수단장은 “그동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장애인체육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선수단 모두가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해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부응할 것”이라고 출정사를 전했다.이천=윤승재 기자 2023.10.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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